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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서 계속됩니다. 썩차 G35 공매로 떠와서 고치다 끝나는 얘기입니다.
차 가져오면서부터 며칠째 겪고 있는 문제.
아이들링 불안정...
그리고, 시동이 간헐적으로 꺼집니다.
그냥 막 꺼지는 건 아니고, 정차 후 출발시 부하를 어느정도 주면 꺼집니다.
냉간시는 멀쩡한데, 히터 빵빵하게 나올 정도로 열 받으면서부터 지랄이 시작됩니다.
주행중에는 괜찮구요.
처음 시도해본 건 흡기 청소랑, 온갖 새는 부분들 틀어막아 보기...
크고, 굵고, 까맣고, 휘었습니다.
스로틀바디는 누군가 이미 청소했는지 꽤 깨끗하더군요.
그냥 슥 한번 크리너 뿌리고 닦아줬습니다.
주름관 틈새 찢어진곳들은 전기테잎으로 칭칭 감아주고,
아이들 재 학습(나머지공부 아닙니다) 실시....
하지만 증상에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사실 이게 좀 된 문제라는 심증이 있는게,
뒷좌석 곰팡이자국 청소하려고 시트를 떼어 보니, 연료펌프쪽 액세스 커버가 벗겨져 있더라구요.
어쩐지, 실내에서 연료펌프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더라.
적어도 예전에 어느 누군가가 이 차의 연료계통 고장을 의심했고, 진단을 시도했다는 겁니다.
....
아뇨.
아닙니다.
연료쪽 문제는 이렇지 않습니다.
분명 이건 뭔가 다른 문제인데... 고장코드가 뜨질 않네요. (오직 뜨는 건 산소센서 관련 뿐)
여기서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 옵니다.
혹시... 거시기 가스켓이 터진 건가?
(그냥 갤러리 가스켓만 검색해봐도 사태의 심각성이...)
닛산의 결함 쌍두마차... CVT 결함과, VQ엔진 후기형의 갤러리 가스켓 결함.
CVT 내구성 결함이 너무 강력해서 갤러리 가스켓은 좀 묻힌듯한 느낌인데, 차주 입장에선 만만찮다고 봅니다.
이 문제는 VQ35HR 및 VQ37VHR, 2010년대까지 거의 10년간의 대부분 생산분에 해당됩니다.
개 싸구려 종이 가스켓 (골판지 성애자 국가다운 초이스) 을 점검하기도 젓같은 엔진 안쪽에 박아주신 덕분에,
CVT마냥 그냥 언젠가 예외없이 100% 터지고, 유압 떨어진 걸 모르고 타다가 엔진 말아먹는다고 보면 됩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마침 이전 글 댓글에 친절하게 알려주신 내용이 있어 시험해보니, 노킹음같은건 안 나고...
여튼 이 거시기 가스켓은 안 터진 듯 하지만, 그래도 확신이 안 서네요.
미국형들 조언대로 유압(乳壓 아닙니다)을 한번 재 보고 싶은데, OBD로는 따로 올라오는 데이터가 없구요.
별도로 센서며 이것저것 달고 테스트하느니 걍 빠른 폐차가 낫나 싶기도 하고...
딱 하루만 더 시동버튼 열심히 비벼가며 타다보니, 드디어! 기다리던 코드가 잡힙니다.
P0024....
뱅크2 배기 밸브 타이밍 제어 이상 (0024는 운전석쪽, 0014는 조수석쪽(뱅크1)입니다)
아 이 시발....
폐차장 전화번호 찾아보려다 말고,
그래도 아직 거시기 가스켓...이 터진 건 아니지 않나?
돈 안 들이고 해볼만한 건 한번 해봐야겠다 싶습니다.
허리 나갈뻔 해가며 문짝 뜯어고치고, 곰팡이 다 닦고, 외부세차까지 열심히 한 게 아까워서 이러는 거 아닙니다.
(전형적인 손절 잘 못 하는 타입)
(제가 쓴 거 아닙니다)
일단 가장 간단하게, 캠센서부터 의심해봅니다.
새 센서를 사서 교체해봐야 하는가?
아뇨....
배기 캠센서가 두 개니까, 서로 바꿔 끼워 보죠.
고급 스캔툴이고 뭐고 하나도 없고, 주차장 트러블슈팅 수준에선 이게 제일 빠르겠다 싶었습니다.
서로 바꿔봐서 뱅크2의 P0024 코드가 뱅크1쪽 P0014로 바뀌면 센서 문제겠죠.
VQ35HR 기준, 엔진커버를 까고 파이어월쪽 로커암커버 위를 보면...
네 개의 캠 센서가 줄줄이 달려있습니다.
V6니까 좌우로 두 개 뱅크, 각 뱅크에 흡기캠과 배기캠 센서가 붙다보니 네 개인 겁니다.
이래서 직렬륙기통이 좋읍니다
뱅크 2 (운전석쪽) 의 경우... 차 앞쪽에서 봤을 때,
왼쪽이 흡기, 오른쪽이 배기 캠센서입니다. (아래 사진)
근데...
낑낑거리면서 좁은 틈으로 배기캠센서 스왑하고 타 봐도, 코드는 동일하게 0024로 올라옵니다.
반쯤 울고싶은 심정으로 다음 해결책을 찾아봅니다.
EVT 학습을 다시 시켜주는 것입니다.
매뉴얼상, 중립에서 전기장치나 에어컨 부하 없이 2200~4000rpm 사이 20초간 유지하면 학습값 리셋이 된다네요.
20초씩 악셀을 누르고 앉아있다 보니... 연비도 똥 같은 차에 참 잘 하는 짓이다 싶습니다.
혹시 모르니 반복해서 두 번 재학습 시키고 출발하는데, 시동이 바로 꺼집니다.
ㅋㅋㅋ
찐득하게 녹아내린 스티어링휠을 붙잡고 머리를 처박은 채로, 다음 점검 사항을 찾아봅니다.
뱅크 2, 배기, 가변제어... 중얼중얼 (그저 믿을 건 미국형들 커뮤니티 글들 뿐)
결국 저 배기캠 마그네틱 리타더의 문제일 확률이 크다네요.
그런데, 더 찾다보니 추가로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 대충 해석: 갤러리 가스켓이 터져서, 유압이 헤드까지 적절히 도달하지 못 하면서 벌어지는 문제일수도 있다.
이 차 엔진문제는 아무리 다른 걸 의심하려 해도, 결국 결론이 자꾸 여기로 향해집니다.
거시기 가스켓이 터진 건가?
마지막 갈림길에 섰습니다.
마그네틱 리타더를 갈아볼 것인가, 지금이라도 안 늦었으니 깔끔하게 폐차할 것인가.
똥 싸는 자세로 앉아서 일단 중고 부속 가격을 검색해 봤는데...
생각보다 싸네요? (자기암시 발동)
고민과 추가검색을 거듭한 끝에...
샀습니다.
마그네틱 리타더만이 아니고, 그냥 흡기캠쪽 솔밸브까지 다 조립돼있는 VTC 커버 통째로요.
폴란드의 어느 폐차장에서... 5만km도 못 타고 불운하게 폐차한 M35에서 뜯어냈다는...
거부할 수 없는 evilbay 특가.....
구매자 한줄평 :
쇼팽의 심장도 다시 뛸 가격, 향후 한국산 무기에 귀하에 대한 존경을 담아 거래
★★★★★
차 세워두고 2주정도 다른 차를 출퇴근용으로 타다보니, 소포가 왔습니다.
수기로 써진 주소... 뭔가 낭만 있어요.
포장을 풀고, 브레이크 크리너랑 칫솔 등으로 내부 청소를 빡세게 합니다. (근데 막상 물건 사진이 없네요)
가능한 오링이나 가스켓같은 건 전부 갈아주구요... 추가금 발생
오일도 좀 칠해서, 일종의 프라이밍도 해줍니다.
교체작업은 매우, 매우 쉽습니다.
운전석쪽은 볼트 몇 개 풀고 그냥 잘 바꾸면 됩니다.
참고로, 조수석쪽 교체는 영상으로만 봤는데...
제발 제 평생 조수석쪽 교환할 일이 없길 바랍니다.
오일이 많이 쏟아지니, 밑에 기름 흡수용 뭔가를 받쳐두고 하는 게 좋습니다.
잘못하면 엔진룸에 유전 터졌다고 대왕고래 파던 사람들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그간 수고한 VTC 커버...
니트릴 장갑 찢어지고 오일이 손에 떡져서 폰을 못 만지게 됐고, 작업사진이 더 없습니다.
까매지지 말아야 할 부분들까지 온통 까매져가며 작업을 마무리 했습니다.
그냥 봐선 어딜 작업했는지도 모를 정도지요?
중고로 구입한 부속의 외형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게 썩어 있어서, 작업 전후를 구분할 수 없습니다.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썩차에 혼자만 반짝거리는 부품 붙어있으면 이상하거든요.
이제 두근두근 하면서 코드 지우고, EVT 다시 학습시켜 주고, 며칠 타 보니...
시동 안 꺼집니다!
아이들링도 완벽하게 돌아왔고요.
근데 거시기 가스켓, 어차피 언젠가는 터질 운명....
애써 외면하며, 그렇게 또 다음 수리로 넘어갑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