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타시는분이나 자전거좀 좋아하고 취미생활 하시는분들은 알만한 자전거 비경쟁대회인

 

코리아 랜도너스라는 대회를 참가해 보았습니다.ㅋㅋ

 

태어나서 처음으로 300키로라는 거리를 달려보았는데..

 

한마디로 미친짓이었고 한번쯤은 멋모르고 경험해 볼만하지만 두번은.. 글쎄요입니다.ㅎㅎ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회인만큼 검차도 하고 보험가입 여부도 확인하고 무슨 각서 같은거 싸인도 하고..


그러고 새벽 6시 20분경 출발을 했습니다..



상쾌한 아침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기분은 언제나 좋습니다~


물론 이때는 곧 다가올 악마같은 한티재의 존재를 몰랐으니깐요..ㅋㅋ



 혼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감성에 젖어서 정신놓고 달리다가.. 가민(자전거 네비게이션)이 알려준 코스를 무시하고

 

무작정 금호강 자전거길을 달리다보니 저혼자 엉뚱한 길을 가고 있더라구요.ㅋ

 

얼른 핸폰 켜서 네비보고 코스찾아서 무슨 다리?를 건너ㅋㅋ 도로를 따라


팔공산으로 빠지는 길까지 무사히 왔습니다.



음.. 이제 한티재에 들어서는건가?? 힘들다던데.. 여기 오르다 힘들어서 죽었다는 사람은 없었으니깐 한번 올라가 보자..


하고 에너지젤 1개와 양갱2개 에너지바 1개를 꿀꺽꿀꺽하고 오르기 시작합니다. ㅎㅎ


음.. 이쯤이면 정상인가? 저 코너만 돌면 정상인가? 오를만큼 오른거 같은데 이제 곧 정상인가? 이걸 속으로 백번은 한거 같네요


아... 오르다 내려서 끌바하고 오르다 내려서 끌바하고.ㅋㅋㅋㅋㅋ 자전거 타면서 끌바를 이렇게 많이 해본것도 처음입니다.ㅎㅎ

그렇게 입에서 이런 씨~$@#%! 욕나오기 딱 바로 직전에 한티휴게소가 눈앞에 똭!!!!



넌 참 높은곳에 있는 휴게소구나..ㅡㅡ;;

 

스템프 찍고 바나나 하나 까먹고 있는데 고생했다하는듯한 영어로 얀 할배(코리아 랜도너스 회장님)가 뭐라뭐라 하시길래.ㅋㅋ


아임 올모스트 대드~ 아이 원투 고 홈 ㅠㅠ  그렇게 되도 않는 영어 몇단어 했더니 웃으시면서 이제 내리막 길이니


즐겨라? 그런 말을 했던거 같아요~ㅋㅋ 그래? 그럼 힘들게 올라왔으니 보상은 받아야지.. 그깟 바나나하나로 보상받기엔


내 무릅과 허리가 고생이 너무 많았다...


클릿을 끼우고 한번 내려가 볼까 하고 내리막을 들어서는데..ㅡㅡ;


순간 70키로까지 나온는 속도에 개깜놀해서 브레이크 잡으면 4~50으로 내려왔습니다..


이것도 좀 빠른속도였어요..


그렇게 한참을 내려왔더니


찐~~~한 사과식초향?? 이 코를 쏘길래 뭐야했더니 사과 과수원 바닥에 떨어진 사과들이 숙성되어 식초를 내뿜는건지..


사과식초스러운 향이 진동을 하더라구요~ 그렇게 사과 과수원을 양옆에 끼고 한참을 달려 빙계계곡까지 왔습니다.


빙계계곡의 한 벤치에 앉아서 홀로 간식타임을 가졌지요~


자전거는 소화효소를 촉진시켜 소화를 기가막히게 해주는건지 좀만 지나면 배가 고프네요.. ㅎㅎ;



 


이번에도 양갱2개 에너지바1개 파워젤1개.ㅋㅋ 멋진 경치보면 혼자 유유자적 간식 까먹고 다리도 풀고 그러다 스트레칭좀 하고


또 출발을 했습니다.. 랜도너스가 비경쟁대회다 보니 컷오프 안에만 들어가면 된다는게 저한텐 참 잘 맞습니다.ㅎㅎ


경쟁대회면 순위다툼때문에 이런 호사를 누릴 시간도 별로 없을테니깐요..ㅎㅎ


이젠 두번째 고비가 찾아올 삼자현..


그곳을 향해 또 달려갑니다.



알아임마!! 주왕산이라는거!! 야 이 XXX야~ 내 무릅좀 그만 괴롭혀라.ㅡㅡ 이건 뭐 한티재나 삼자현이나 도찐개찐.. ㅡ,,ㅡ


얘는 좀 괜찬을까 싶었는데 한티재에서 힘을 많이 빼고와서 그런지 체감상 비슷합니다.ㅠ


여기서부터 슬슬 그만 탈까.. 전화할까.. 집에 갈까... 라는 고민이 자리잡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정말 아픈 무릎 쥐어짜며 힘들게 개고생스럽게 삼자현휴게소에 도착합니다.



여기서부터는 멘탈이 조금씩 털리기 시작해서 사진을 막 대충대충 찍었어요.ㅋㅋ


어떤분이 여기 휴게소가 맛집이라고 하시길래 육개장을 시켰는데 맛있더라구요..


아마도 한티재와 삼자현을 지나와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ㅋㅋ


고봉으로 주신 공깃밥 다 해치우고 계란후라이도 해치우고 의자에 앉아 좀 쉬다가 또 출발했습니다.


내리막은 착한애니깐 즐겨줘야죠.ㅋ



그렇게 그렇게 내가 어디로 가는건지도 모른채 그냥 가민이 가라는데로만 주구장창 달리다 보니 풍경이 기가막힌곳이


줄줄이 나오더라구요



 
 오후에 햇살은 좀 따갑더라구요.. 얼른 쿨토시끼고 풍경을 바라보며 무리하지않고 설렁설렁 달립니다.ㅎㅎ



그렇게 달리다보니 어느덧 길안. 쿨한 슈퍼 아주머니께서 거기 스템프 있으니 알아서 찍어~ 하시더니 볼일 보시더라구요.ㅋ


그래서 혼자 스템프 찍고 아주머니 계란 얼마에요? 천원에 3개 ㅋㅋ 3개 주세요.. ㅎㅎ


포카리 2개와 삶은 계란 3개 사서 또 의자에 앉아서 계란 까먹고 물통에 포카리 채우고 그러고 또 출발했습니다. 


희한하게 여기서부 갑자기 무릎통증에 좀 없어져서 좀 수월하게 탔습니다...

무념무상으로 또 페달링..




 안계에 도착하니 벌써 8시 16분.. 아직도 85키로나 남았어..ㅠㅠ 85키로라니...


근데 집에 갈려면 어쩔수 없이 가야되는 슬픈 현실..


매콤치킨버거 한개와 밀키스, 천하장사 기운이 솟아나길 기원하면서 구입한 천하장사 소세지 3개..ㅋㅋ


그거먹고 그전에 다녀가신 랜도너분들이 남기신 물과 포카리로 또다시 물통을 채우고 출발햇습니다.


야간 라이딩 경험이 거의 없다보니 좀 무섭기도 했는데 달리다 보니 정말 무서웠습니다.


산에서는 산짐승들이 뛰어다니는지 나뭇잎 밟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울음소리도 소름끼치게 들리고..


무서워서 갑자기 페달링이 빨라졌어요..



산짐승들 덕분에 칠곡보까지 빨리 올수 있게 됐습니다.ㅎㅎ 한번도 못쉬고 왔거든요.. 내려서 쉬는게 무서워서요.ㅠㅠ


이제 30여키로만 가면 되는건가? 완주할줄은 진짜 꿈에도 생각을 못하고 달릴수 있는만큼 달리고 집에가자 했는데


이거 달려온 거리와 시간이 너무나도 아깝더라구요.ㅋ


낙동강 자전거길에 들어서서는 좀 편히 달리겠구나 싶었는데 가끔씩 갈대밭에서 뛰쳐 나오는 고라니와 자전거길을


같이 공유하며 달려주는 고라니 새끼때문에 심장이 벌렁벌렁했었네요.ㅋ


마지막에 자전거길 상태가 안좋아서 펑크날까봐 오히려 도로에서보다 속도를 더 못냈습니다.


그래도 컷오프 40여분 남겨놓고 무사히 완주했습니다.

 


집에서는 이게 뭐라고 그 미친짓을 하냐고.ㅋㅋㅋ 친구들은 또라이같다고..ㅎㅎㅎㅎ;;

그래도 자전거 타시는 분들은 알거에요 성취감. 자기만족. 뿌듯함.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동과 희열?

하지만....대구 300은 진짜 제 인생 최악의 자전거 코스였던거 확실합니다.ㅋㅋㅋㅋ


시작할때 어플하나 켜놓고 탔는데 쉬는시간을 좀 많이 줄여야겠어요.ㅋㅋㅋ

쉬는시간이 4시간22분이 뭐니!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