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소개했던 CF모토의 700CL-X 스포츠는 엄청나다고 표현할 수 있을만큼 뛰어난 가성비로 무장해 시장에서 경쟁자를 꼽기 어려울 정도였다. 비슷한 가성비의 모델을 찾으려면 시계바늘을 한참 거꾸로 되돌려야 비슷한 스펙과 가격의 모델을 볼 수 있겠지만, 브렘보나 KYB 풀 어저스터블 서스펜션 등 당시에는 없었던 최신의 고성능 파츠들까지 갖추고 있어 이게 가능한가 싶은 생각이 들만큼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 제품 하나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또 하나의 극가성비 모델이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이번엔 미들급의 스포츠 투어러인 650GT로, 역시 가격과 구성 파츠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빼어난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근래에는 출시가 뜸해졌던 스포츠 투어러, 그것도 650cc의 배기량으로 출시된 만큼 리터급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그리고 300~400cc 정도의 쿼터급에서 단계를 높이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관은 GT라는 이름처럼 투어링에 걸맞은 거대한 페어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볼륨감을 높인 차체에 큼지막한 윈드스크린을 더해 방풍성능을 끌어올려 장거리 주행에 최적화했다. 윈드스크린은 최대 60mm까지 높일 수 있는 방식인데, 수동이긴 하지만 차량 가격을 보면 이 정도 구성도 반가울 따름이다. 차량 크기는 전장 2,100mm, 전폭 784mm, 전고 1,340mm이며 휠베이스 1,415mm이다. 시트고는 795mm이고 차량 무게는 213kg이다.

외관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후미 주변을 감싸고 있는 브래킷이다. 투어러의 목적으로 나온 만큼 샤드와 협력해 사이드 케이스 브래킷(피팅 키트)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나와 추가적인 부담 없이 사이드 케이스만 구입해 바로 장착하면 된다. 이런 투어러들의 경우 별도의 피팅용 브래킷을 차체에 내장해 전용 케이스를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CF모토는 대중적인 브랜드와 손잡는 방식으로 필요한 요소들을 갖추면서도 원가 상승폭은 최소화했다.

계기판은 TFT 풀 컬러 스크린이 내장되어 주요 정보를 선명하게 표시하며, 주변 조도에 맞춰 계기판의 밝기가 자동으로 조절되고 사용자가 임의로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화면에 표시되는 주행 정보는 주행 모드에 따라 표시 방법이 바뀌는데, 주행 모드는 핸들바 좌측 푸시 버튼으로 스포츠와 투어링 중 손쉽게 변경할 수 있다. 좌측의 엔터 버튼을 길게 눌러주면 차량 메뉴 설정으로 진입할 수 있고, 여기서는 계기판 표시 관련 메뉴나 단위 변경, 스마트폰 블루투스 연결 등의 설정이 가능하다.

엔진은 수랭 2기통 649.3cc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62.5ps/9,000rpm, 최대토크 58.5Nm/7,000rpm의 성능을 낸다. 최고속도는 170km/h이며, 연비는 18km/L로 장거리 여행에 적합하도록 19L의 연료탱크를 더해 1회 주유로 340km 이상 주행 가능하겠다.

브레이크는 브렘보 소속의 J.후안의 제품을 적용, 앞은 300mm 듀얼 디스크, 뒤는 240mm 싱글 디스크 방식이며, ABS를 더해 제동 안정성을 높였고, J.후안의 마스터 실린더를 더해 적은 힘으로도 높은 제동력을 끌어낼 수 있게 했다. 서스펜션은 KYB 제품으로 앞 41mm 정방향 텔레스코픽 포크, 뒤 모노 쇼크 업소버 구성으로 승차감 위주의 세팅을 적용했다.

차량의 등화류는 모두 LED가 적용되어 광량과 수명이 우수하고 전력 소모는 줄였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을 고려해 핸들 좌측에 USB 충전포트 2개를 마련해 이동중 충전이 가능하며, 장거리 이동 시 체온 유지 등을 위해 전열 장비를 사용하는 라이더를 위해 우측편에는 12V 충전 소켓도 함께 마련해놓았다. 전용 앱을 사용해 스마트폰과 연동,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도 있으나, 국내 법규 등의 문제로 인해 연동은 가능하지만 내비게이션 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 브레이크와 클러치 레버는 조절식이어서 자신의 손 크기에 맞춰 간격 조절이 가능하다.

CF모토 650GT는 나이트 블랙, 스타라이트 화이트 2개 색상으로 출시되며, 국내 판매 가격은 819만 원이다. 여기에 앞서 설명했듯 사이드 케이스용 브래킷이 기본 사양으로 포함되어 장거리 주행을 위한 수납공간이 필요할 경우 케이스만 구입하면 되므로 구입 비용을 크게 줄여준다.

예전보다 스포츠 투어러의 선택지가 대폭 줄어들었고, 그나마 남아있는 것들은 대부분 리터급 이상의 배기량이어서 구입이나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과 과도한 성능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650GT는 먼저 선보인 700CL-X 시리즈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높은 가성비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시장에서 찾기 힘든 미들급 투어러라는 점에서 그동안 여러 면에서 아쉬움을 느꼈던 소비자들의 갈증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