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를 찾았다.
주유기에 멈추고 내려보니, 노부부가 빗자루와 눈삽을 들고서 눈을 치우고 있다.
눈이 마주치자, 목례를 하고 주유기 앞으로 간다.
주유를 시작할쯤, 루프박스를 한참 보시던 어머님이 묻는다.
“저기, 안에 뭐가 있어요?”
”캠핑용품 들었어요.“
”아~
그라머 캠핑 갔다오나 봐요?“
”아닙니다.
군산에 아는분들 만나고 여수로 내려가는 중입니다.“
”아~
여수!
내 고향이 여수라~”
“그러세요?”
“기름넣고 좀 들어와서 차 한잔해요~”
눈구경 다니려고 맘은 급한데, 커피한잔 정도야…..
사무실 난로에 올려진 주전자에서 뜨거운 물을 부어서 믹스커피 한잔을 건낸다.
“어머니, 자식들은 어디가고 두분만 계세요?”
“아들은 베트남 갔어요~”
“아니?
같이 가시지……”
“아니라~
우리는 늙어서 잘 걷지를 못해서, 같이가면 아들 짐이나 되지…..”
“그래도 자식들 마음은 그렇지 않을겁니다.”
“그렇기야 하것지….
그래도 나갈때는 좋아도, 우리때문에 제대로 볼것도 못보고 오머…..
올때는, 그기 미안해서 마음이 안좋아~
며느리도 돈 번다고 일년내내 고생했는데, 한몇일 호강도 해야지.
우리가 따라가면, 가서도 편하지도 못하지~
암만~
늙으면 짐이라…..“
뜨거운 커피 한잔을 어떻게 삼킨건지, 알길없다.
사랑이란, 때론 희생하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