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을 소개 받은 것이 2006년 12월이니, 흡연을 참은지 18년 조금 넘었다.
Fire Egg 두 쪽 외엔 가진 게 없어, 금연으로 그대를 향한 나의 의지를 보여주고자 시작한 무모한 시도가 18년째 계속 되고 있다.
체중은 20kg 가까이 늘고, 두 명의 동거인이 늘어나긴 했지만 나름 즐거운 인생이다.
혹시 술김에 한 대씩 필까 싶어 꽐라가 되도록 마시던 음주 습관도 고치고
짜장면 먹은 뒤 믹스커피에 한 대씩 필까 싶어 중국집을 끊었다.
20년 동안 단 한 번도 끊지 않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끊겠다고 하니 지인들이 모두 놀랬다.
심지어 장인어른은 당신 딸에게 "담배 끊는 놈은 피도 눈물도 없는 독한 놈이다. 조심해라."라고 까지 하셨다.
고비도 몇 번 있었으나, 그간 참아온 세월에 대한 침몰비용을 생각하며 버텨낼 수 있었다.
요즘 주변을 돌아보면, 해골 복잡한 심사... 담배연기로 날려버리고 싶을 때가 있으나,
"좋은 버릇은 몸에 들이기 어렵고, 나쁜 버릇은 단 한 번에 뼈에 새겨지는" 것을 알기에,
'금연은 없고, (죽을 때까지) 참는 것만 있을 뿐'이라던 정신과 친구의 말로 위안을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