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10일 부산에서 장난감 물총을 사용한 강도가 2분 만에 붙잡힌 가운데 이를 윤석열 대통령의 ‘경고성 계엄’ 주장에 빗댄 댓글이 엑스(X·옛 트위터) 등에서 화제다.
대낮 부산의 한 은행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 기사에 한 누리꾼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2분짜리 은행 강도가 어디 있냐”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행동한 것”이라고 적었다. 이 누리꾼은 “호수에 비친 달빛 그림자를 잡는 꼴 아닌가”라며 “구속은 취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천 원 한 장 도둑맞지 않았고, 장난감 총은 합법적으로 구매했다”며 “다만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경고의 행동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돈을 담으라는 지시를 당연히 따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금융권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그랬다”고 마무리했다.
엑스 갈무리
앞서 지난 4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윤 대통령은 “지시를 했니 받았니 이런 (증인신문의) 이야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 같은 것을 쫓아가는 느낌을 받았다”며 비상 계엄 결과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는 주장을 내놨다. 또 지난달 23일 4차 변론에서 윤 대통령 쪽 변호사는 “비상계엄은 반나절이었고 국민에게 경각심을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은 이번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이해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누리꾼은 이에 ‘물총 강도’ 사건을 빗대며 주장의 황당함을 비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