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공무원의 삶
 
주주주야비야비야비...
주취자, 악성 민원인, 불량 청소년...
끝없는 신고들, 그리고 지쳐가는 나...
 
 

경찰 공무원이 된다는 건 
‘안정적인 직장’을 얻는 게 아니었다.
 
 
매일같이 취객을 달래고, 
악성 민원인을 상대하고, 
불량 청소년들에게 놀림당하는 일상.
 
 

그렇게 야간 근무 후 집에 오면, 
정신을 잃고 자버리기 바빴다.
 
 

내게 주어진 연가(휴가)는 1년에 고작 17일.
 
 
그마저도 신임 경찰관 신분으로는 선배들 눈치를 봐야 했기에
2~3주 장기 휴가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로렌을 보러 가는 건 불가능했다.
 
 
 
로렌이 "언제 와?" 라고 물어도,
나는 "좀 더 기다려줘." 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연락도 줄어들었다.
 
 
 

로렌이 먼저 연락을 해도, 
피곤에 찌든 나는
종종 확인만 하고 답장을 못 보냈다.
 
 
 
어느 순간, 로렌과의 대화는 
하루에 몇 마디로 줄어들었고,
 
 
심지어 이틀, 사흘씩 
연락이 뜸해지는 날도 있었다.
 
 

사실, 나도 알고 있었다.
 
 
내가 그녀에게 신경을 못 쓰고 있었다는 걸.
 
 
하지만 매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하느라, 
그것조차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
그리고, 참았던 감정이 폭발했다
.

어느 날,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통화할 시간이 생겼다.
나는 신나서 전화를 걸었다.
 
 
 
"Lauren! Hey, guess what? I finally got a few days off!"
(로렌! 야, 뭔지 알아맞혀 봐! 드디어 며칠 휴가 생겼어!)

"Oh… that’s great."
(아… 잘됐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전혀 밝지 않았다.
나는 뭔가 이상한 걸 직감했다.
 
 

"Lauren, are you okay?"
(로렌, 너 괜찮아?)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Park… I don’t know if we can keep doing this."
(박… 우리 이대로 계속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순간 심장이 내려앉았다.


"What… what do you mean?"
(뭐… 무슨 말이야?)

"You barely reply anymore. We barely talk. And when we do, you sound exhausted."
(넌 이제 제대로 답장도 안 해. 우리 거의 대화도 안 해. 그리고 겨우 연락할 때도, 넌 항상 피곤해.)

"That’s not true)
(그런 거 아니야)

"No, Park. It is true."
(아니야, 박. 그게 사실이야.)

"You’re always busy. And I get it. Your job is demanding. But…"
(넌 항상 바쁘잖아. 물론 네 일이 힘들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I feel like I don’t exist in your life anymore."
(나는 네 인생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
그녀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Lauren, I love you. You know that."
(로렌, 난 널 사랑해. 너도 알잖아.)

"Do I?"
(정말?)

"Of course you do. You’re the most important person to me."
(당연히 알지. 넌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야.)

"Then prove it."
(그럼 증명해 봐.)

"What?"
(뭐?)

"Come visit me. Come be with me."
(날 보러 와. 나랑 함께 있어 줘.)


---
하지만 현실은…
 
 
 
나는 말을 잃었다.
 
 
 
"Lauren, you know I can’t just leave."
(로렌, 나 그냥 떠날 수 없는 거 알잖아.)

"Why not?"
(왜 안 돼?)

"I have work. I barely get vacation days. Even if I wanted to"
(나 일해야 해. 휴가도 얼마 없고, 가고 싶어도)
 
"So your job is more important than me?"
(그럼 네 일은 나보다 더 중요해?)
 
 

그 순간, 나는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 대화의 끝이 무엇일지를.


---
"너 나랑 같이 안 살 거야?"
 

"Park, answer me."
(박, 대답해.)

"Are we going to live together or not?"
(우리 같이 살 거야, 안 살 거야?)

"Are you going to be with me or not?"
(넌 나랑 함께할 거야, 아니야?)
 
 
 
나는 숨을 삼켰다.

당장 대답할 수 없었다.
 
 

"See? That’s the problem."
(봐, 이게 문제야.)

"You hesitate. You hesitate because you know the answer."
(넌 망설이잖아. 망설이는 이유는, 네가 이미 답을 알고 있기 때문이야.)

"And that answer… isn’t me."
(그리고 그 답은… 내가 아니야.)
 
 
 
그녀의 목소리는 한없이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Park, I think this is the end for us."
(박, 우리 여기까지인가 봐.)

게시물을 뉴스에 인용 할때는 보배드림 출처를 밝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