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폭발적인 가속력에 의한 드라마틱한 질주로, 

때론 정숙하고 안락한 주행으로,

그리고 나무랄데 없는 운전보조장치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나만의 공간 속에서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으며 지루하지도 생경하지도 않는 디자인과 편리함으로 

M440i 쿠페는 지난 3년간 나에게 날마다 변함없는 설레임과 함께 풍성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주중 출퇴근과 가끔씩 즐기는 목적없는 드라이빙, 주말의 록키여행 등에서 언제나 갓소유한 듯한 신선한 기대를 품게하고 

내 심장을 고동치게 하며 운전의 즐거움을 한껏 느끼게 해준 날들이었다.

바쁘고 힘든 일상에서 이런 즐거움은 내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소중한 동반자로 자부심을 느끼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었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한 것은 아무래도 BMW의 자동차에 대한 진심, 그들의 철학과 정체성이 명확하고 훌륭하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그런 점을 매우 간명하지만 강력하게 담아 표현하고 상징하는 BMW 로고와 키드니 그릴은 그들의 자부심이자 곧 자동차를 사랑하는 나의 자부심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뭐 그렇게까지하며 다소 과한 아부라고 여길 수도 있겠다. 사람들의 경험은 각자 다르니 그저 변방의 한 필부의 지나친 애정표시로 생각해도 좋겠다. 

자동차를 운전한지 꼭 40년 되었다. 나의 첫차는 m151 1/4 Ton 4x4 MUTT였다. 눈치빠른 분은 알겠지만 미군용 전투지프차다. 

80년대 중반 카투사 입대직후 내가 당연히 운전 면허가 있다고 여긴 미군 중대장이 전투 지프차를 몰게했다.(나는 사실 그때 면허가 없었다) 

 

그러나 타고난 눈썰미와 20대 초반의 무모한 자신감으로 이 장난감처럼 생긴 지프차를 마치 전부터 해본 것처럼 운전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클러치 사용이 서툴러 시동을 자주 끄트렸지만 곧 운전에 익숙해졌고 오래지 않아 운전의 즐거움에 빠지게 되었다. 

포드가 만든 이 지프차는 운전이 매우 쉬웠다. 72마력 언저리의 직렬 4기통 및 수동 4단 파워트레인의 탁월한 성능으로 도로주행은 물론이고 

독립현가장치의 4x4 서스펜션은 야전에서도 탁월한 험로주파능력을 보여주었다. 당연히 필드 훈련을 나갔을 때 이 차를 운전한 경험은  

최고의 즐거움이었고 내가 평생 잊을 수 없는 운전재미에 대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이후 고참이 되면서 지금은 올드카가 된 매버릭 8기통 승용차와 닷지램 차저트럭을 패트롤 카로 몰고 다녔는데 이 두차량이 주는 엄청난 파워와 

당시엔 그리 흔치 않았던 자동미션의 놀라운 세계는 수동 지프와는 또다른 운전재미를 안겨주며 미국자동차에 대한 거의 숭배에 가까운 생각을 갖게되었다. 

당시 미국은 자동차의 최전성기였을 것이다. 오일쇼크로 인해 일본 자동차가 급부상을 하던 시기였지만 소형차에 국한되었고 

미국의 3대장이 자동차 산업을 주도하고 있었다. 픽업트럭을 비롯하여 중대형 승용차는 미국산이 휩쓸고 있었고 스포츠카 역시 콜벳 무스탕의 전성시대였다.

 

군대에서 얼떨결에 시작한 운전은 어렸을 적부터 시내버스 앞자리에 앉아 버스기사님들이 하는 운전을 눈여겨보는 것을 좋아했던 한 소년의 꿈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만난 탁월한 성능의 미국산 자동차는 내게 운전재미라는 날개를 달아주었고 제대가 아쉬울 정도로 미국산 여러 자동차를 운전하는 즐거움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이후 살아오면서 많은 차를 바꿔 운전하면서도 그 때의 즐거움은 회복하지 못했던 것 같다. 물론 한국 자동차의 기술력과 디자인 및 성능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것은 분명하지만 

어린 나이에 처음 경험한 기대치에는 늘 못미쳤던 같다. 그러면서 차츰 내게 자동차는 이동수단으로 고정되어 버렸다. 물론 그런 중에도 가끔 순간 가속과 코너링을 즐기기도 했지만 

뭔지는 알 수 없는 미국산 자동차와의 괴리감으로 운전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리곤 했다.

 

그런 중에 만난 BMW는 지난 40년 동안 가져온 자동차에 대한 매너리즘에 가까을 정도로 진부해져버린 내 생각을 일거에 바꿔주는 신경험이 되었다.

마치 40년 전 20대 초반의 나이에 처음으로 자동차 운전의 세계에 들어갔던 그 신선함과 설레임, 놀라움과 만족감을 M440I에서 다시 느꼈던 것 같다. 

6기통 엔진의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힘은 단지 빠르다는 느낌만이 아닌, 마치 기억 속의 매버릭 8기통의 스무스한 파워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심지어 매버릭 8기통과 육중한 몸매의 닷지램차저마저 당시 대구시내 주행중 교차로에서 가끔씩 우연히 벌어지곤 했던 제로백 레이스를 따라올 차가 없을 정도로 강력했는데 

M440I에서 나는 그 감성을 되찾았다. 부드럽지만 강력하게, 그리고 순식간에 달아나는 능력은 그리 즐겨할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의 자신감으로 운전하는 맛은 또다른 얘기인 것이다. 

 

나는 M440i를 풀옵으로 가져왔다. 자동차는 또 하나의 거주공간이라는 말에 진지하게 동의하는 편이다. 일자형 디스플레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분리형 디스플레이 마지막 세대인 것이 좋다.

그리고 좋은 가죽의 느낌은 오래탈 수록 그 진가가 느껴진다. BMW가 그렇게 럭셔리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이 차의 실내는 결코 모자라지 않다. 4시리즈 M퍼포먼스에 딱 맞는 스펙을 가지고 있다. 

아우디 밴츠 마냥 보이지 않는 곳이나 뒷좌석을 허수루하게 취급하고 내팽개치지 않는다. 물론 이말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 안다. 그냥 내가 경험해본바에 의한 것이니 다른 견해도 가능하다. 

그러나 확실한 것, BMW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다. 오래되어도 질리지 않고 그렇다고 생경하지도 않다 

 

반자율 주행의 성능은 매우 신뢰할 만하며 그외 각종 안전장치와 경고 시스템은 훌륭하다. 레이저 빔은 매우 가끔씩 쓰이지만 정말 필요할 때 그 효용가치는 돈으로 환산되기 어렵다. 폭설이 오는 밤의 외진곳 주행시.

앞뒤 무게배분을 평소에는 느끼기 힘들다. 그러나 고속으로 커브를 빠져 나갈 때 차는 정말 안정적이다. 매우 재미있다. 조금씩 오버스티어링 경향이 있는 것은 아마도 BMW의 운전재미라는 철학 때문일 것이다.

그정도는 네가 알아서 핸들링하며 운전하는 거지? 라고 묻는 것으로 여긴다. 주차기능은  한 번도 쓴 적이 없으나 후진 기억장치는 자주 사용한다. 이건 매우 편리하고 재미있기까지 하다. 키 조작 없이 문이 열리고 닫히는 

것 역시 정말 좋다. 키카드나 핸펀 사용으로 열리는 것 역시 재미있다. My BMW의 여러 기능들도 매우 훌륭하다. 

 

자동차는 포기할 수 없는 달리는 즐거움이 있기에 결코 이동수단으로서만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완전자율주행이란 담론에 대해 회의적이다. 제아무리 뛰어난 시스템과 AI가 있어 완벽한 자유주행 시스템을 

구현한다하도라도 인간은 스스로의 의지와 능력, 기술로 운전하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만약 그런 세상이 온다면 그에 필적할 만한 또다른 재미가 개발되어 있던지 아니면 인류가 달라져 있어야 할 것이다.

 

 

 

 

 

JHL_7796.JPG

 

푸른 하늘과 잘 어울리는 나의 Blue Heart. BMW는 푸른 심장을 가졌다. 푸르지만 뜨겁다

 

JHL_6514-1.JPG

 

내가 사랑하는 록키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BMW. 밴프 내셔널 파크의 보우레이크와 크로풋 마운틴이다. 

 

DSC_4204.JPG

 

록키의 호수앞에서 프레임리스 도어를 열어둔 채.. 쿠페야말로 자동차의 정수라고 여긴다.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 디자인은 

쿠페에서 비로소 구현된다

 

DSC_3838.JPG

 

매우 자주 열어보는 엔진룸이다. 이곳이야말로 BMW의 심장이 있는 곳이니. 세차 때 제일 먼저 닦아주는 곳.

 

8847273570_057b579c45_b

 

내가 타고 다닌 그 지프타와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한국전쟁때 나온 오래된 전투 지프다. 잘달리고 잘서고 코너링 재빠르고 험로주파에 발군이다.

 

DSC02294.JPG

 

운전대를 잡고 있는 필자. 운전을 너무나도 사랑하여 이 차를 내차 마냥 닦고 다녔다. M60을 장착한 모습. 사격훈련 갔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