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쿤에서 이탈리아 오토바이 여행자인 다니엘레와 조우한 후 캠핑장에서 1박을 하며 당분간 함께 여행을 하기로 의기투합 했다.
푸쿤에서 방비엥으로 넘어가는 코스는 오토바이 여행자들에게도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멀리 보이는 그림같은 산봉우리들이 곧 손에 잡힐 듯 점점 우리의 시야로 다가왔고 꼬불꼬불 이어지는 도로는 위험해보이긴 하지만 전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그러던중 길에 트럭이 넘어지는 사고가 난 지점에 다다랐다.
큰 트럭이 길을 막고있는 탓에 모든 차량이 기다리며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
우리는 그들과 합류해 잠시나마 길을 터주는 일을 도와주었고, 무사히 길이 뚫리는
상황을 확인한 후 다시 신나게 달리기 시작했다.
중간 지점 쯤에 위치한 아름다운 온천이 있는 리조트 앞에서 밥을 먹고 석회질의 멋들어진 산들이 감싸도는 계곡길을 지나 무사히 방비엥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문제는 방비엥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멈춰선 나의 오토바이.
결국 다니엘레의 오토바이에 내 오토바이를 묶고 견인하여 오토바이 수리점으로 갔다.
내 오토바이가 흔한 모델이 아니었기에 필요한 부품을 찾을 수 없었지만,
잘 해결되리라는 바램과 함께 오토바이를 수리점에 맡기고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날, 나의 오토바이는 여전히 수리중이라는 말에 결국 다니엘레의 오토바이의
뒷자석에 몸을 싣고 비밀스러운 라군을 향해 길을 나섰다.
며칠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신비로운 라군을 우연히 유튜브에서 발견했는데
그 채널에서는 라군의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기에 인터넷을 미친듯이 뒤져 대략적인 위치를 특정 할 수 있었다.
위치가 워낙에 은밀한 곳에 있는 탓에 찾아가는 길이 쉽지는 않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당도한 라군은 그 어떤 방비엥의 물보다 깨끗했고 신비로웠다.
가장 좋은 점은 우리가 수영하는 내내 몇명의 사람들만이 이곳을 방문했다는 점이었는데, 그만큼 물이 맑고 깨끗하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더이상 똥물라군(블루라군 1,2,3)은 가고 싶지 않다.
그곳에서 그렇게 두시간 가량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오토바이를 찾으러 수리점으로
돌아왔는데 마침 수리가 잘 되어있었다.
제발 오늘의 수리가 마지막이길 기도하면서 방비엥을 떠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