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언트 수소트럭, 올 7월까지 판매량 ‘단 10대’
보급 목표치 크게 내린 올해도 달성 불가능할 듯
수소버스는 판매 부진에도 매년 조금씩 증가 추세
인프라 태부족과 비싼 가격에 비현실적 정책만 난무
정부의 강력한 수소상용차 보급 정책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수소상용차(FCEV) 판매량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소전기버스(이하 수소버스)는 판매 부진 속에서도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 반면, 수소전기트럭 (이하 수소트럭)은 극심한 부진 속에 매년 감소세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수소트럭은 국내 화물차 시장에서 친환경 대형트럭으로 출발하면서 확장성을 가질 것이라는 초기 기대감과는 달리 지금은 실패의 길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올해 수소상용차 보급량을 ▲수소버스 1,720대(광역버스 810대, 시내버스 910대) ▲수소트럭 및 수소청소차 각 15대 등 총 1,750대를 책정하고 보조금 예산을 마련했다.
그러나 올해 7월까지 보급된 수소상용차는 수소트럭과 수소버스를 합쳐도 435대로 보급 목표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사실상 정부의 수소상용차 보급 정책은 올해에도 달성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니버스 FCEV, 제약 많아 출고 꺼려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2030년까지 수소버스 2만 1,000대를 보급한다는 국토교통부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의 정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올해 수소버스 판매량은 내연기관 차량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통계에 의하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판매된 현대차의 수소버스는 425대로, 그중 중장거리용 유니버스 수소버스는 124대(특수차량 1대 포함)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판매된 내연기관 유니버스가 1,060대임을 감안하면 유니버스 수소버스의 판매량은 약 12%에 불과하다. 6억가량의 보조금을 지급해,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한 가격에 출고가 가능함에도 신통치 않은 결과다.
이는 장거리 주행이 대부분인 고속버스 시장에서 부족한 수소 인프라가 원인으로 여겨진다. 또한 차량 천장에 장착된 수소탱크도 운수업계 현장에서는 큰 단점으로 여기고 있다. 유니버스 수소버스의 전장은 3,740 mm로, 이층 버스인 일렉시티 더블데커의 3,995mm와는 단 25.5cm 차이에 불과하다.
그러나 도로 환경을 고려해 고정된 노선만 주행하는 더블데커와 달리, 유니버스 수소버스는 그렇지 않아 국내 도로의 높이 제한으로 인한 제약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일렉시티 FCEV, 전기버스 판매량의 절반 수준
같은 기간 판매된 일렉시티 수소버스는 301대로, 일렉시티 전기버스 746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시내형 대형버스 ‘슈퍼에어로시티’ 297대보다 근소하게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이는 현대차 전주공장의 생산라인 부족을 이유로 지속되는 출고 지연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수소버스 보급을 위해 전기버스의 예산을 줄이는 대신, 내년 수소버스 지원을 2,000대로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소충전소와 같은 인프라 확대가 부족하고 지자체는 물론 충전소 운영을 희망하는 기업들의 접근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수소버스를 찾는 수요는 거의 없다”며 “충전 인프라는 물론, 전기버스와 비교해도 수소버스는 운행 시 제약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급량 대폭 내려도, 감당 못하는 수소트럭 판매
2022년 말, 정부는 ‘수소 모빌리티 보급 활성 세미나’를 열고 친환경 중대형 트럭은 수소로만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수소상용차 보급은 수소버스를 중심으로 늘어났고, 수소트럭(2023년 100대→2024년 15대), 수소청소차(120대→15대)의 보급 목표는 대폭 하향했다. 충전 인프라와 비싼 가격 등으로 수요가 제대로 받쳐주지 않자, 보급량과 예산을 대폭 줄였다.
그럼에도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판매된 엑시언트 FCEV은 10대(청소차 5대 포함)에 불과해 올해 목표 보급 대수 30대를 채우기엔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판매된 엑시언트 동급 모델(11톤급) 판매량의 30% 수준으로, 국내 판매량을 논하기는 어렵다.
수소상용차의 민간보급 4년을 향해감에도 고가의 차량 가격과 충전소 구축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 이렇다 할 시장 형성이 갖춰지지 않았고, 수소 충전요금도 오름세를 보여 정부의 계획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또한 정부 정책의 목표치가 비현실적으로 많고, 목표 대비 실적이 부진한 점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국내의 수소상용차 보급 정책과 현대차의 국내 수소차량 판매 또한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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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 기자 junnypark@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