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윈 정책 전환으로 브랜드간 협력 확대
FCEV·수소엔진·자율주행 등 시장경쟁 대응
운전자 안전시스템 강화로 차별적 접근 주목
국내에 진출한 수입 상용차 브랜드인 볼보트럭, 만트럭, 다임러트럭(메르세데스-벤츠버스), 이베코, 스카니아 등 모두 유럽의 ‘트럭 및 버스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버스만 놓고 봤을 때 20년전 굴절버스를 국내 도입했다 도로 및 운행 여건으로 중단한 이베코, 이층버스를 도입하다가 친환경 분위기에 판매를 사실상 중단한 볼보와 만트럭버스 등 일부 수입 상용차 브랜드들은 더 이상 도입·판매를 고려치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다임러트럭과 스카니아는 아예 버스 도입 검토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준비했다. 국내에는 트럭으로 유명한 유럽 상용차 브랜드들의 현재 현황과 어떤 버스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체크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럽 상용차 브랜드들의 버스의 친환경화는 이미 트럭의 전동화 수준을 추월한 상태다.
볼보버스, 전동화 버스플랫폼 전환
스웨덴의 볼보버스는 현재 전동화 사업으로의 추진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유럽에서 사업 모델을 변경하면서 섀시 생산에 집중키로 결정하고 브로츠와프 버스 완성품 생산설비를 폐쇄했다. 이는 외부 차체 제작사와 협력해 유럽 고객에게 다양한 버스와 코치를 제공하고 안전 및 품질을 확보한다는 차원의 결정이다.
이러한 결정에 따라 기존 스웨덴과 브라질 버스공장은 버스 섀시만 생산하고, 멕시코와 북미공장에서 완성품을 그대로 생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럽 내 볼보전기버스 생산을 위해 이집트에 본사를 두고 있는 MCV와 ‘볼보 7900 일렉트릭’과 ‘볼보 7900 일렉트릭 아틱(Artic)’ 차체 제작 계약을 체결했으며, 코치 제작은 스페인 썬썬데기(Sunsundegui)와 ‘볼보 9700’, ‘볼보 9900’ 완성차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올해 3월 유럽을 대상으로 하는 ‘볼보 8900 일렉트릭(Volvo 8900 Elec tric)’ 저상버스를 출시했다. 최대 540kWh의 모듈식 배터리 배열과 함께 옵션을 사용하면 장거리용으로도 적합하다. 특히 볼보가 지향하는 버스 플랫폼 BZR 일렉트릭 섀시를 기반으로 제작됐다는데 의미가 크다.
BZR 전기버스 플랫폼은 견고한 B8R 범용 섀시를 기반으로 한 모델로 전 세계의 새로운 세그먼트 전동화를 가능하게 한다고 볼보버스는 설명한다.
BZR 일렉트릭은 시내버스, BRT, 공항교통, 경량버스 애플리케이션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적용된 배터리는 이미 FH 일렉트릭 트럭에 적용 검증된 볼보 큐브 배터리가 장착돼 있다. 여기에 2축과 3축, 고상 및 저상 등 네 가지 변형된 옵션으로 구성돼 어떤 것으로든 선택만 하면 된다.
MCV에서 차체 제작된 볼보 2층 전기버스
이베코버스, 탄소 없는 이동성 비전
이탈리아의 이베코버스는 지난해 9월 탄소 없는 이동성에 대한 비전을 공개하고 전동화 전환을 위한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이베코그룹의 버스 및 코치 활동 무대인 베니시에외(Vnissieux)의 이베코 R&D센터에 새로운 테스트 및 검증 시설인 ‘E-BENCH’를 공식 개장했다. 이곳에서는 실제 주행조건에서 맞딱들이게 되는 기후 시뮬레이션, 내구성 테스트 등을 진행한다.
올해 4월에는 ‘크로스웨이(Crossway)’ 저상형 하이브리드버스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XTL(X-To-Liquid) 재생연료와 호환되는 새로운 크로스웨이 하이브리드는 10.7m, 12m, 13m 세 가지 버전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천연가스로 구동되는 12m, 13m 버전도 있으며 바이오메탄과 호환이 되도록 설계된 유로6 Step E(배기가스 규제기준) 규정을 준수한 ‘CURSOR9’ 엔진을 장착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12m 수소연료전지(FCEV) 저상버스 ‘E-Way H2’를 공개했다. 우리나라 현대자동차와 함께 공동 개발한 차량으로 지멘스(Siemens) ELFA3 전기모터를 장착하고 310kW 급 NCM배터리 팩이 탑재됐다.
개별 CCS Combo 2에 의한 고속 충전으로 전기는 1시간 이내, 15분 정도의 수소충전으로 약 4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이베코 ‘E-Way H2’ 수소버스
다임러 ‘e시타로’, 전기버스의 핵심으로
다임러버스의 미래를 보여주는 핵심적인 기술 집약체는 메르세데스-벤츠 ‘e시타로(eCitaro)’라 할 수 있다. 인프라 계획 및 구축부터 소프트웨어 솔루션 및 디지털 서비스까지 다임러버스의 e모빌리티 생태계는 e시타로를 통해 배출가스 없는 대중교통에 대한 표준을 설정하고 있다.
e시타로는 3세대 리튬이온 배터리(NCM3)를 탑재했으며 eO500 U 섀시가 적용돼 싱글과 굴절버스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여기에 e시타로는 12m급 수소연료전지(FCEV) 버스를 지난해 10월에 공개하기도 했다.
먼저 e시타로 전기버스는 싱글은 1회 충전 시 280km, 굴절은 220km 주행이 가능하다. NCM3 배터리 최대 용량은 싱글은 588kWh이며 18m급 굴절식 버스는 686kWh이다.
NCM3 배터리는 장거리 주행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긴 서비스 수명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최대 8년 이상의 수명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게 다임러버스의 설명이다.
1회 충전 시 400km를 주행 가능한 e시타로 FCEV 버스는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내부 용기와 탄소섬유로 만든 외부 덮개를 갖춘 수소탱크가 장착돼 있다. Type4에 포함되며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 ECE R 134(수소연료자동차 안전성능규정)에 따라 인증됐다.
싱글버스는 총 수소용량이 25kg인 수소탱크 5개와 294kWh인 배터리 팩 3개가 장착되며, 굴절버스에는 수소용량 30kg~35kg인 수소탱크 6개~7개, 최대 에너지 함량 392kWh인 배터리 팩 3~4개가 탑재된다.
e시타로 FCEV 차량에 장착되는 연료전지는 일본 토요타에서 생산되고 있다.
다임러버스의 ‘e시타로’
MAN 라이온 시티E, 유럽 1위 질주
만트럭버스(이하 만버스)에 따르면 만버스의 전기버스인 ‘라이온 시티 E(Lion’s City E)’ 지난해에만 780대가 유럽에 등록됐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 전기버스시장 점유부문에서 약 13.3%를 차지해 전체 신규등록 1위를 기록한 것이다.
독일에 245대, 스웨덴 126대, 벨기에 69대, 오스트리아 등 유럽전역에 만버스의 전기버스가 달리고 있다. 2023년에 유럽에서 등록된 모든 라이온 시티E는 약 80%가 독일, 스웨덴, 스페인, 노르웨이, 벨기에에서 운행되고 있으며 점차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벨기에 한세아(Hansea)는 기존에 90대의 라이온 시티 E를 운영하고 있으나 최근 181대를 추가 주문하면서 신뢰를 높였다.
만버스의 전기버스 시장점유 확대에는 혁신적인 운영체제인 만 스마트셀렉트(MAN SmartSelect) 시스템도 한몫했다. 운전석 콘솔 중앙에 새로운 스마트셀렉트 제어판이 내비게이션이 포함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함께 사용이 가능해 운전자가 쉽게 닿을 수 있고 직관적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 기술의 장점은 운전석이 흔들릴 때 터치스크린 조작 시 오조작은 불가피하지만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팜 레스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에 있다. 때문에 운전자의 안전 주행을 돕는 중요한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운전자의 비활동성을 감지하는 만 세이프스톱 어시스트(MAN SafeStop Assist)도 신형 버스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이는 운전자가 의료적 또는 다른 이유로 차량을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있을 때 차량을 자동으로 안전하게 정지시키는 시스템이다.
만약 운전자가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있을 경우 차량 스스로 전면에 통합된 센서와 앞유리 뒤에 배치된 카메라의 도움으로 시스템은 차선 유지와 앞 차량(물체)과의 거리, 위치, 속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제어하게 된다.
만버스는 전기버스의 안정적 시장확장과 더불어 운전자 안전시스템 확대, 자율주행버스의 지속적인 테스트를 통해 버스시장을 리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만트럭버스 ‘라이온 시티 E’
스카니아, 재생 에너지로 버스 개발 활발
스웨덴에서 제작된 최초의 버스를 출시한 바 있는 스카니아버스는 국내에는 생소할 수 있다. 지난 2006년 새로운 버스세대를 준비하면서 디젤 또는 재생연료로 운행되는 도시, 완전한 버스와 코치 제품 제공을 목표로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이라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연료 소비를 최소 25% 줄이고 화석 연료의 탄소 배출량을 최대 90%까지 줄이는 에탄올 구동 하이브리드 버스를 공개한 이후 영국 등 유럽에 바이오가스 버스를 납품하는 등 탄소저감을 위한 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한 결과물의 하나는 지난 2018년에 공개된 에탄올 구동버스로 보르도 지방에서 생산되는 포도의 찌꺼기를 활용한 바이오 연료 버스는 환경친화적 전력으로 주목 받기도 했다. 이후 스페인, 코트디부아르 등 공공쓰레기를 활용을 위한 버스 인도 등 재생 연료에 대한 에너지 활용 버스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기 저상버스 플랫폼을 공개했다. 공급 버전은 2가지로 416kWh인 4개 배터리 변형 섀시(Low floor C-Chassis)와 용량 520kWh의 5개 배터리 변형 섀시(High floor K-Chassis)로 각각 400km, 500km 주행이 가능하다.
강화된 프런트 액슬은 하중 용량이 7.1톤에서 8.2톤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전기 및 가스차량에 중요한 프런트 액슬과 리어액슬 사이의 최적화된 중량 분배가 가능하다. 섀시 중량은 2% 감소시켰음에도 견고성이 유지되면서 연료 소비량도 절감하는 효과까지 가져왔다.
스카니아 전기버스용 K섀시 ‘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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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재호 기자 cjh@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