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월 등록 대수 54.3%↓…상용차 규제에 감소 속도 빨라져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올해 국내 경유(디젤)차 등록 비중이 처음으로 10% 아래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경유차는 한때 가솔린차를 누르고 절반이 넘는 등록 비중을 자랑했지만, 탈탄소 흐름에 따른 친환경차 인기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경유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시장에 등록된 경유차(승용·상용 포함)는 총 13만2천3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8만8천834대) 대비 54.3% 급감했다.
전체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8%를 기록했다.
올해가 한 달 남았지만 경유차 등록 감소 추세는 돌이키기 어려워 연간 등록 비중이 10% 아래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경유차 등록 비중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차량 구매자 10명 중 채 1명도 경유차를 사지 않는다는 것으로, 경유차 판매 비중이 높았던 상용차 시장에서도 해당 연료 차량이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유차는 1∼11월 연료별 등록 대수에서 휘발유차(71만9천664대), 하이브리드차(35만2천307대), LPG(액화석유가스)차(14만8천556대), 전기차(13만9천67대)에 이어 5위에 랭크됐는데 이 순위가 연간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휘발유차, 하이브리드차에 이어 3위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LPG차와 전기차에도 밀리게 된 셈이다.
경유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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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연비와 높은 토크로 2010년대 큰 인기를 끌던 경유차는 탈탄소화에 따른 배출 규제 강화와 친환경차 인기에 해가 갈수록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2016년 87만3천대에 달했던 경유차 등록 대수는 2017년 82만1천대, 2018년 79만3천대, 2019년 65만7천대, 2020년 59만6천대, 2021년 43만대, 2022년 35만대, 2023년 30만9천대로 매년 줄고 있다.
전체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47.9%, 2017년 44.8%, 2018년 43.4%, 2019년 36.6%, 2020년 31.2%, 2021년 24.8%, 2022년 20.8%, 2023년 17.6%로 떨어졌다.
경유차 판매 비율이 높았던 상용차 시장에서 환경 규제에 따른 생산 감소 등으로 소비자들이 경유차를 외면한 것이 등록 대수 감소의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특히 올해부터 대기환경개선특별법에 따라 1t 경유 트럭의 신규 등록이 금지되고, 어린이 통학버스나 택배용 차량의 경유차 사용이 허용되지 않았는데 그 결과 누적 등록 대수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용 부문에서 경유차 수요가 LPG차로 옮겨간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현대차·기아는 작년 말 1t 트럭인 포터2와 봉고3의 경유 모델을 단종하고, 액화석유가스(LPG) 모델로 대체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경유차의 퇴출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규제가 강화되면서 생산 물량 자체가 줄고, 소비자들도 경유차를 불편하게 느끼고 있어 앞으로 감소 속도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vivid@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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