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당의 화합·안정·쇄신이 다 필요하다고 했는데 첫발부터 잘못 내딛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위기 때 뭉치는 것은 바로 좌파 가치로 뭉쳤기 때문이고 여당이 위기 때 흩어지는 것은 가치 중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5선의 권영세(65) 의원이 24일 임명됐다.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 16일 사퇴한 지 일주일만에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출범하게 됐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권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인선하는 것에 대한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들은 뒤 박수로 추인했다. 권 의원이 수도권 출신 중진이고, 차분하고 안정적인 성품으로 현 정국을 풀어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점이 인선 배경으로 풀이된다.
권 원내대표는 “새 비대위는 국정 안정과 변화와 화합의 중책을 맡아야한다. 어느때보다도 풍부한 경험과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권영세 의원은 수도권 5선 국회의원으로서 정부와 당의 핵심보직을 두루 역임한 적임자”라고 했다.
‘권영세 비대위’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분열된 당을 재정비할 임무를 맡는다. 비대위원장은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소추 사태와 관련한 당 차원의 입장 정리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화합, 안정, 쇄신이 다 필요하다”라고 밝혔다.그는 “당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쇄신이 이뤄질 수 없다”며 “안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당의 단합이다. 단합이 안 돼 당이 안정이 안 된 상태에서 어떻게 당을 바꿀 수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비대위가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성격도 있는지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며 “지금은 대선을 생각할 때는 아니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검사 출신의 5선 의원으로, 지난 2021년 대선 때 윤석열 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내고 윤석열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친윤계 인사다.
권 의원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9~1998년 검사 생활을 했다. 이후 2002년 8월 16대 국회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 영등포을에 출마해 당선됐고, 이후 17·18·21·22대 총선에서 당선돼 5선 고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