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재명 일극체제에서 경선에 도전하는 다른 주자들은 들러리에 불과함이 밝혀지고 있다. 결론을 이재명으로 정해 놓고 경선 들러리인 김동연·김경수는 이재명 대통령 되기를 바라고 이재명 들러리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이 애처롭다 하겠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이재명 대통령 예비후보의 일방적 독주로 흐르면서 김동연·김경수 대통령 예비후보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 당내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도리어 두 후보가 더 분발해 줬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당 밖에서는 민주당을 떠나 '개헌 빅텐트'에 합류하라는 제언이 나온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90%대의 일극체제는 민주정당에서 가능하다고 보기 어려운 수치다. 히틀러 시대 나치당의 재현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며 "김동연 후보는 이미 결론이 정해진 비상식적인 1인 추대식 반민주적 경선에 들러리로 머무는 것은 자신은 물론 경기도민까지 모욕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으나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낸 김경수 후보를 향해서도 비판했다. 전 대표는 "또 다른 후보는 노무현·문재인의 이름을 빌려 이재명 전 대표의 들러리 역할을 자처한 바 있다"며 "뒤집어진 운동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모습은 국민 눈에도 민망하고 참담하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충청권·영남권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누적 득표율 89.56%를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김동연 후보는 5.27%, 김경수 후보는 5.17%의 득표율을 보였다.
김경수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경남이 포함된 영남권에서는 김 후보가 5.93%, 김동연 후보가 3.26%에 그쳤다. 김경수 후보는 물론 배우자 김정순 씨까지 경남 지역 당원들에게 읍소했지만 5%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두 후보는 당내에서 공약도 이 후보와 차별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청권역에서 대통령실과 국회 세종시 이전이 공통으로 거론됐다. 영남권에는 기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부산 이전 등 이미 거론됐던 정책이 공약으로 다시 나왔다.
민주당에 눈엣가시로 불리는 검찰청 폐지, 공소청으로 전환하는 공약도 사실상 대동소이하다. 군소 후보들이 통상 1강 후보를 잡고자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웠던 것에 비해 이목을 끌지 못하는 모습이다.
사법리스크와 개헌 등 이 후보의 약점으로 불리는 지점에 대한 공략도 전무한 실정이다. 민주당의 이념적 방향성에 대해 이 후보가 중도보수를 아울러야 한다고 주장하자 김경수 후보는 각을 세우기보단 동의하고 나섰다. 결국 이 후보와 각을 세우며 차별화하기보단 '착한 2등 전략'을 구사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런 흐름이 결국 오는 27일 결정되는 민주당 경선 마지막 날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가 1인 후보로 나와 추대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면 부정적인 여론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친명계에서는 두 비명(비이재명)계 후보가 분발해 주길 바라는 모습이다.
친명계로 불리는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당원 중심 정당이라는 점을 확인했고 그 당원들이 과거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도 분명히 보여줬다"며 "두 후보가 당원들의 마음을 좀 더 알고 이해해서 남은 경선 일정에서 좀 성적을 올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가 사실상 대선을 포기하고 대선 후 자기 정치를 위한 자리싸움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6년 펼쳐질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고자 이기지 못할 승부 자체를 피하고 이 후보의 들러리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연 후보는 현직 경기도지사, 김경수 후보는 전직 경남도지사 출신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두 사람 모두 대통령 후보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경선에 나온 이유는 1년가량 남은 다음 지방선거 때문이 아니겠냐"면서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전국의 광역자치단체장 자리 공천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은 아마도 그 지점에서 자신의 위치를 다지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