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파는 오늘(22일)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등장하는 검찰 수사기록과 기존 언론보도 등을 종합해서 대통령 선거 후보자 한동훈의 적격성을 입체적으로 검증하고자 한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검사였던 시절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보도를 '공작'이라고 폄하한 사실이 확인됐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일명 '채널A 사건' 수사기록에는 검찰이 채널A 소속 백모 기자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포렌식한 결과가 수사보고서로 정리됐다. 보고서는 백 기자의 휴대전화에서 복원한 카카오톡 대화일체를 담고 있다. 이 중에는 다른 채널A 기자가 한동훈 검사와 나눈 카톡 대화를 캡처해서 백 기자에게 전달한 사진도 포함됐다.
정치인 한동훈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시절에는 김건희 주가 조작 의혹을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정작 특검 법안을 두고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이 처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입장을 계속 바꿔온 것으로 해석된다.
▲한동훈 검사 카톡이 담긴 '검언유착' 사건 검찰 수사보고서(2020.6.5. 작성)
한동훈 카카오톡에 "ㅎㅎㅎ공작치곤 수준이"...공익 제보를 '유출'로
2020년 2월 17일 오전 8시, 뉴스타파는 경찰이 작성한 내사보고서를 근거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김건희가 연루된 정황을 최초 보도했다. 검찰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뉴스타파 보도 1시간여 후인 오전 9시 32분.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는 채널A 소속 이모 기자에게 "기소도 아니고 검찰 송치도 안 된 10년된 내사기록이 원본으로 유출?"이라는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 2020년 2월 17일 한동훈 검사가 채널A 기자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출처 : 검찰 수사보고서)
사건 내용이 무엇인지보다, 경찰이 언론에 내사기록을 제보한 것에 초점을 맞춘 발언이다. 이어 오전 9시 52분에는 "ㅎㅎㅎ 공작치곤 수준이", "청와대에서 검증 통과시켰죠"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 2020년 2월 17일 한동훈 검사가 채널A 기자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출처 : 검찰 수사보고서)
뉴스타파 보도를 다짜고짜 공작으로 치부하면서, 청와대가 이와 같은 문제점을 다 알고도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증을 통과시켰다고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건희의 범죄 혐의를 보도한 언론사를 '공작'의 주체로 폄훼하면서 내사보고서 '유출'을 언급한 건, 한동훈 검사가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가늠케 한다.
실제로 당시 경찰은 내부 제보자를 색출해서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법원은 내사보고서를 언론에 제보한 경찰관의 행위는 "결과적으로 공익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뉴스타파와 제보자가 짜고친 '공작'이었단 말은 판결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경찰이 사건을 덮지 않고 제대로 수사했더라면, 오늘날 윤석열 파면 같은 일은 애초부터 없었을지 모른다.
한동훈 검사와 이모 기자의 카톡 대화 캡처는 채널A 법조팀 단체 카카오톡방에 올라왔다. 채널A 법조팀장은 한동훈 카톡을 본 뒤 "원본 유출이면 경찰이 의도적으로 흘렸다는 얘기인데, 일단 발제는 사건팀이 할 듯하니 참고하렴"이라고 말했다.
▲2020년 2월 17일 채널A 법조팀 기자들이 나눈 대화(출처 : 검찰 수사보고서)
이어 채널A 법조팀장은 "한동훈 아저씨 정말 오른팔답네 ㅎㅎ"라고 말했는데, 이는 한 검사가 윤석열 총장 부인 김건희의 사법 리스크를 적극 방어하는 모습을 보고 평가하는 대목이다. 당시 기자들 사이에서 한동훈 검사는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통했다. 그가 그만큼 중요한 취재원으로 대접받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단 4개월간 카카오톡 대화 횟수..."윤석열과 2330회, 김건희와 332회"
▲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결정문 표지(2020.12.16.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작성) 전체 분량은 총 125쪽이다.
▲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결정문 63쪽. 징계혐의자는 윤석열, 징계혐의자의 처는 김건희를 뜻한다.
2020년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윤석열 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처분했다. 이때 작성된 징계의결서에 따르면 한동훈 검사는 2020년 1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윤석열과 397회, 김건희와 9회 전화통화를 했다. 2020년 2월 5일부터 4월 30일까지 윤석열과 2330회, 김건희와 332회 카톡을 주고받을 정도로 윤석열 부부와 가까운 관계였다.
문제는 이들이 카톡을 주고받은 기간 중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이 발생하고, 대검 감찰부가 이를 감찰하려고 나섰던 때란 점이다. 당시 윤석열 총장은 한동훈 감찰을 방해했고, 결국 한동훈은 대검 감찰을 받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었다. 윤석열 총장은 자신이 징계를 받으면서까지 한동훈을 보호했는데, 당시 이들의 카톡 대화 내용이 언론에 공개될 것을 막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뉴스타파는 한동훈 후보 측에 김건희 주가 조작 관련 뉴스타파 보도를 '공작'으로 치부한 이유, 기자들과 이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을 왜 주고받았는지 등을 물었지만,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