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까지만해도 엄청나게 열심히 살았던거 같다.  고등학생땐 닌텐도 살려고 물류센터가서 알바하고 대학생때는  방학때 태국가서 무에타이 배울려고 주말마다 조선소가서 1.5공수하고 20만 받았었다. 대학졸업때 까지만해도 사회초년생이라서 그런지 기대에 부풀고 희망이 넘쳤었다.

 

 나는 공부를 잘하지 못해서 대기업같은덴 꿈도 못꾸고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근데 상식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반말하는 상사는 기본에 폭행도 당했었고 월차쓰는것도 마음대로 못썼다. 욕먹고 폭행당하는건 학창시절이랑 군대에서도 몇번 있었던일이라 고소도안하고 아무렇지않게 넘어갔는데, 어느날 친구들이랑 술마실때 대기업 다니는 친구가 하는얘기를 듣고 너무 현타왔다. 나랑 너무 다른세계에 사는거 같았다. 그 이후로 번아웃이 온 나는 회사를 퇴사했고 매일같이 집에서 하루종일 게임하고 체육관가서 운동만 반복했다.

 

 이렇게 히키코모리 인생을 산지 1년이 넘었을때 부모님이 더이상 이꼴을 보기 싫었는지 잔소리를 엄청하셨다.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나도 일은 하고싶은데 중소기업은 죽어도 가기싫다고 차라리 나보고 죽으라고 하라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님에게 개겨봤다. 아버지가 그이후로 나를 무작위로 폭행하셨다. 그리고서는 죽을 용기도 없으면서 죽는다는말 하지말라고 그래도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 너가 하고싶은걸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근데 나는 꿈이라는게 없었다. 하루종일 컴퓨터만하고 체육관가서 운동하는게 유일한 낙이였다. 한달에 용돈을 200만 받았는데 메이플에 다 현질하느라 친구들 만날돈도 없었다. 그렇게 답도없는 인생을 산게 3년이 넘었다. 그러다가 친구가 결혼식을 한다길래 오랜만에 동창회아닌 동창회같은걸 했다. 난 거기서 예전의 열등감을 다시 느껴버렸다. 대기업, 전문직 친구들? 아니다. 내가 열등감을 느낀 상대는 나랑같은처지인 백수였다. 그친구는 백수였지만 부모님께 30억건물을 증여받으니 건물주였고 나같은 히키랑은 급이 달랐다. 물론 나도 은수저는 되는지라 일반적인 백수들 보다 훨씬나은편은 맞았고 자기객관화도 되어있었지만  눈이 상향평준화 되어서 그친구를 보고 열등감에 다시 찌들어 버렸다.

 

 집에 돌아온 나는 게임도 다 삭제하고 열심히 다시 살아보겠다고 결심했다. 아버지께서는 내가 하고싶은걸 하라고 했다. 나는 아직도 뭘하고 싶은지 정하지 못했다. 그냥 열등감이라는것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내년이면 나도 30살인데 내가봐도 내인생 진짜 한심한거같다. 히키코모리들 다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