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학교 때 캐나다로 건너 갔었습니다. 이국에 첫 발을 디딘 후 이리저리 신기해 하던 도중 검정색 컨버터블 하나가 우렁찬 엔진음과 배기음, 그리고 타이어 연기를 내뿜으며 발진해 나아가는데 그 순간 반해버려 저에겐 그게 어메리컨 드림이었죠. 사실 그 때에는 이 차의 이름을 모르고 옆구리에 IROC-Z라 써져 있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학교 차쟁이 형한테 물어보니 그게 카마로라는 차더라구요. 실물을 영접하기에 앞서 영화 Loser에서 이미 같은 차를 봤었지만 아~ 이 차가 그 차구나 깨달음을 얻었었습니다. 그 이후 한동안 이 차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던 시절 ㅎㅎ 그래서 제 아이디들 다수도 camaro가 들어가요
다른 차들도 좋아하던 것들이 있기는 했으나 막연한 꿈만 같은 차들이었고 카마로 IROC-Z는 85~90년 동안 판매된 차라 가격이 제법 착해 영화 Loser에서 표현되었듯이 당시 좀 잘나가는 고딩들이 사서 타던 차였고 손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존재였죠. 운전면허는 만 16세 부터(우리나라 고1 생일) 취득할 수 있어서 이 차를 꿈꾸며 만 16세 되기만을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게다가 그 시절은 분노의 질주가 흥행을 하며 일제차 또한 엄청난 인기를 누리던 시절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학교 차쟁이 형은 차가 98년 인테그라 GS-R이었는데, 당시 그 차는 가격이 좀 나갔었고 저는 그 차 보다 구형인 이 차를 탐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북미 밖에서는 다른 차들이 있었지만 북미에서 끝물(92~93년) 2세대 인테그라는 혼다 전매특허 Vtec이 최초로 적용된 차량입니다. 이 때문인지 30년 이상 올드카가 된 지금은 가격이 ㅎㄷㄷ 하죠..
뭐 꿈만 꾸는 차는 많았을 거 아니냐 하시겠지만 이 차는 실제로 사고 치기 직전까지 고려했었습니다. 당시 통장에 1만 1천 달러 정도가 있었었는데(유학생들은 아버지던 학생 본인이던 돈이 넉넉히 들어간 통장을 증명하여 비자 발급에 유리하게 써먹습니다) 그 정도 돈이면 위 차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는 돈이었기에 이 차를 확 사버릴까 했었다가..... 쫄보라서 관뒀었습니다. 아마 그랬으면 호적에서 파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ㅋㅋ 사실 이 때 까지만 해도 만 16세 이전이라 차를 사러 갔었어도 못 샀겠죠.
여기서부터는 만 16세가 지난 후 부터입니다. 면허도 나이 되자 마자 취득 했었죠. ㅋㅋ 닛산 240SX(일본 180SX 또는 실비아)에 빠지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습니다. 이니셜D도 크게 영향을 미쳤었고 350Z가 출시되자 마자 학교 선배가 신차로 뽑아서 학교 차짱들만 차 댈 수 있다는 정문 로타리에 미제차 차짱(백인 소유 신차 머스탱 GT), 독일차 차짱(한인 소유 328Ci), 일본차 차짱 350Z까지 일렬로 쫙 대어져 있는데 그게 그렇게 멋있더라구요. ㅋㅋ 하지만 300ZX나 350Z나 제겐 너무 비쌌고 심지어 2세대 240SX(S14) 마저도 너무 비쌌기에 저는 93년까지 판매되었던 1세대 240SX에 매료되어 있었습니다. 아! 저희 사촌 형도(80년생) 호주에서 200SX(S14)를 탔었던 시절이었어요
그리고 면허를 취득하고 나니 단순히 무슨 차를 타고 싶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라 살인적인 보험료를 최대한 줄여야겠다는 개념이 생겨서 KA24DE 엔진이 너무 밋밋하지만서도 보험료를 감안하면 이 차가 최고의 초이스였죠. 이글 탈론도 보험료가 제법 괜찮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차 비율이 멋 없었고 씨빅 쿠페 Si 또한 보험료 때문에 현지에서 고딩들이 많이들 탔었지만 이니셜D에 빠진 이상 wrong wheel drive는 용납할 수 없었던 시절입니다. ㅋㅋ 또, 튜닝에도 관심이 깊던 시절이라 딱 사진과 같은 절제된 튜닝을 꿈꾸던 시절이네요. 진리의 건메탈색 TE37까지..
240SX 이후 고딩 때는(이 시기에 귀국 함) 이건 뭐 내 손으로 차 사려면 어른 된 후에나 가능하겠다 자포자기에 빠져 결국 고등학교에 차 끌고 등장하는 멋진 내 모습은 이모가 3주 동안 장기 출장을 간 사이 이모차 젠트라 빨간색을 타고 다니는 것으로 만족하고 내려놨습니다(자식 낳아서 고딩 되면 자식을 통해서 대리만족 하기로).
그러다 대학교에 들어가고 과외 두 탕과 알바로 나름 괜찮은 돈을 만지기 시작하니 잡생각이 나기 시작 했습니다. 당시 학교 근처에는 대우차 매장이 크게 있었는데 이 올뉴마티즈 웅이아부지 버전이 나와 인기몰이를 하던 시절이죠. 경차라서 세금도 거의 없고 할부 프로그램도 영맨이 동그라미 쳐가며 설명해주는거 보니 눈이 돌아가더라구요. 싸인하기 직전까지 갔었던 또 하나의 위기였었습니다.
하지만 차 매니아, 그것도 성능 매니아로 살아온 내가 0.8리터 3기통 SOHC 경차를 새차로 살 수는 없다 되도안한 신조가 환상을 깨트려 구입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올뉴마티즈 이후로는 음.. 당시 여자친구에게 잘 쓰지 않는 차가 있었는데(집이 시골이라 집에 오기 편하라고 집에서 사준 차였음) 저한테 차를 빌려줘서(빌려준거 맞나? 아예 준거 같은데. 재벌이 스폰한테 카드 줘버리듯) 일년내내 정말 신나게 잘 타고 다녀서 차를 사야겠다 생각을 하지 않았었고 그 이후에는 뭐.. 국방.. 아무튼 세월이 지나 스물 넷에 집차였던 프린스를 물려 받았다가 빼앗기고, 이듬해 제 명의로 첫 차, 쏘나타 구입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사랑한다 내 쏘나타! ㅋㅋ
둘째도 내년이면 면허를 딸텐데 둘째는 벌써 jeep rubicon을 타고 싶다고 말하는군여 ㅎㅎ
지금 차 3대 보험료만 일년에 5천불 넘게 나오는데 둘째까지 들어오고 차량 4대 되면 또 크게 점프하긋죠.
20살부터 보험료가 싸지기 때문에 16살에 면허 따도 집에 차 운전하면서 이름 안올리는 경우도 많긴한데...
이게 또 이런 편법을 쓰긴 싫더라구요
일단 싱고를…
그나저나 캐나다 이야기가 나오니
또 내고향 토론토가 그립구만*___*
추천!
전 어릴때 에스페로 갖고 싶었었는대 지금도 갖고 싶네여
rx7도!
옛날엔 소나타면 고급차였지요!!
너무 그립군요. 자동으로 메주는 안전벨트. 풀악셀 딸깍하고 터보로 쭉~~
꼬꼬마 시절에는 TT 1세대랑 임프레자 블롭아이 좋아했었죠… 뭐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는 차이긴 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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