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4000만원 낸다"…'초고액' 세입자 뜬 동네 어디길래
입력2025.07.07. 오전 6:31
기사원문서울 성동구 매봉산에서 바라본 성동구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올해 들어 서울에서 거래된 월 1000만원 이상의 초고액 월세 거래가 1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가들이 절세, 자산관리 등 전략적인 측면에서 고액 월세를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4일까지 서울에서 맺어진 월세 1000만원 이상 계약은 모두 100건으로 집계됐다. 6월 거래가 이달 말까지 신고 기간인 만큼 상반기 초고액 월세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월세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로 나타났다. 이 단지 전용면적 241㎡는 지난달 보증금 1억원, 월세 40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월세다.
종전의 1위는 같은 동에 있는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98㎡에 맺어진 보증금 5억원, 월세3700만원이었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에선 3~4월 보증금 5억원, 월세 3000만원 계약이 다수 맺어졌다.
용산에서도 초고액 월세 세입자를 들였다. 용산구 한강로3가에 있는 '센트럴파크' 전용 237㎡는 지난 3월 보증금 3억원, 월세 25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06㎡도 지난 2월 보증금 15억원, 2500만원에 세입자를 찾았다.
초고액 월세 1~10위권 아파트는 성동구와 용산구에서만 나왔다. 나머지 월세 1000만원 이상의 아파트는 대체로 강남구, 서초구, 성동구, 용산구 등에 분포돼 있었다.
눈에 띄는 곳은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브라이튼여의도 '전용 132㎡가 지난 3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475만원에 세입자를 찾았고, 같은 아파트 전용 113㎡는 지난달 보증금 2억원, 월세 12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금천구 독산동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1차' 전용 84㎡도 지난 4월 보증금 1000만원, 월세 1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고, 종로구 신문로2가 '디팰리스' 전용 118㎡도 지난 3월 보증금 1억원, 월세 1000만원에 세입자가 집을 구했다. 같은 기간 500만원 이상~1000만원 미만으로 체결된 월세 거래도 1401건에 달했다.
사진=뉴스1
전문가들은 전세에 대한 불안감, 시장 불확실성, 절세 등 수요가 맞물리면서 자산가들이 월세를 선호한다고 분석한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연구원은 "큰 자금이 전세 보증금으로 묶이는 데 따른 비효율성, 고가의 주택을 여러 가구 보유하는 데 따른 세금 부담 회피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월세를 선택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액 월세는 개인도 있겠지만 법인이 더 많을 것으로 본다"며 "임직원 체류비 등 비용처리가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수요도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선 '월세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 기준 1∼6월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월세 계약은 29만158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만8656건)보다 21.58% 늘었다. 같은 기간 전세의 경우 15만3113건에서 16만3019건으로 6.64% 증가했다. 월세가 전세보다 더 가파르게 늘어난 것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열린 '2025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시장 진단 및 내수경기 활성화 전략 세미나'에서 "월세화 흐름이 더욱 강화되는 추세"라며 "전세나 월세는 실제 수요가 하방을 지지해 한 번 오른 가격은 하락이 어렵다. 최근 월세 상승 폭이 확대되며 체감 월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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